나는 만화영화를 참 좋아한다. 지브리부터 검볼까지 3D 애니메이션만 아니면 가리지 않고 다 잘 본다. 내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상력을 표현하는 걸 보는 게 좋기 때문이다. 영화도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이야말로 백지에서 시작하는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2차원인 종이에서 끝난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다. 볼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나중에 의미를 곱씹는 맛도 좋다.
옛날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더 취향이었는데 요즘은 미국 애니메이션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전에는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좀 뾰족한 느낌이 들고 뭐가 웃긴지 몰랐었는데 점점 그 매력을 알아가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티미의 못 말리는 수호천사'나 '벤텐 Ben 10'을 아주 재미있게 봤었다. 무엇보다 쉽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핑곗거리도 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서 찾은 이 애니메이션은 내 보물 같은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터프한 컵케이크와 섬세한 공룡의 좌충우돌 일상생활
보기만 해도 깜찍한 컵케이크와 게임 버블버블이 생각나는 노란 공룡 다이노의 본업은 '만능 해결사'! 만능 해결사가 무슨 일을 하냐면 잔디깎이부터 시장의 개인적 의뢰까지 고객의 모~든 요청을 도와준다. 의뢰는 삼촌 찬스의 마트 지하에 있는 '만능 해결사 사무실'에서 조수 휴고를 통해 받는다. 의뢰가 그렇게 많이 들어오는 건 아니라서 일이 없을 때에는 밖에서 놀거나 삼촌을 도와 마트에서 일하기도 한다. 놀랍게도 형제인 둘은 컵케이크가 형, 다이노가 동생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두 형제가 만능 해결사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건을 해결해주다가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할머니 스테이크, 시장 비키 등 매력 있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함께 나와 매 화마다 흥미진진하다. 옴니버스식의 구성으로 23분의 짧은 영상 시간은 부담 없고 생각 없이 보기 딱이다. 전 화를 보지 않아도 다음화를 보는데 문제가 없지만 원하는 것만 뽑아서 본다면 내용이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 화마다 나오는 캐릭터들의 귀여운 장면들을 놓친다는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청정 미국 애니메이션
컵케이크와 다이노의 만능 해결사(이하 만능 해결사)는 보기 드문? 청정한 애니메이션이다. 가끔 아동용인 척하는 거친 만화가 있어 당황스러운 때가 종종 있다. 귀여운 캐릭터가 마약이나 욕, 성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게 전에는 신선했는데 요새는 좀 많이 진부하게 느껴진다. 만능 해결사에 약간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너무 남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 정도이다. 근데 내내 그런 것도 아니고 마무리는 훈훈해서 불편 수준도 아니다. 그리고 만약 있었다면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미국스러운 부분이었거나 아주 잠깐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부터 어른까지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어른에게도 추천하는 이유: 드라마보다 애니로 영어 공부하기
영어공부를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드라마보다 애니메이션을 먼저 추천한다. 우선 대체적으로 드라마보다 애니메이션이 시간이 짧아 여러 번 보기 좋다. 공부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에피소드를 계속 보는 것보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반복해서 듣고 말해서 우선 귀를 트이게 해야 한다. 실제로 내가 그러기도 했고 말이다. 만능 해결사는 한 에피소드당 10분, 한 편이 2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 다 보기 위해 딱 23분만 투자하면 된다. 질리기 전에 쉐도잉을 끝내고 다음 편으로 넘어갈 수 있다.
거기다 애니메이션은 입모양을 그대로 보여줄 수 없어 성우의 전달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배우들이 연기하며 낼 수 있는 발음 실수나 억양 등의 문제가 드라마보다 적다. 쉬운 문장도 드라마에서는 배우에 따라 잘 들리지 않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다. 만능 해결사 애니메이션은 가끔 빠르게 대사를 말하는 캐릭터가 있어 안 들리기도 하고, 컵케이크의 발음이 정확하긴 하지만 쉐도잉을 하기 약간 까다롭다. 그렇지만 한 에피소드당 10분이라 반복해서 연습하기 좋고, 쉐도잉은 어떤 매체로 하던 처음에는 다 어렵다.
마지막으로 단어가 어렵지 않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영어 공부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어! 아동용 애니메이션에는 외울 단어가 많지 않다. 빠른 단어에만 익숙해진다면 금방 자막 없이 한 편을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인데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왜 봐?'라고 물어봤던 친구에게 당당히 '귀여우니까.'라고 답한 적이 있다. 귀여운 게 최고다. 거기다 영어에 계속 노출되니 귀도 트이고 일석이조 아닌가? 아동용이라 결말이 항상 훈훈하게 끝나 지루할 수도 있긴 하다. 그렇지만 그만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지친 하루에 비타민 같은 애니메이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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