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코미디래?
할 일 없는 주말 오후. 가볍게 영화보기 딱 좋은 날 넷플릭스를 뒤지다 발견한 영화이다. 안 그래도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오는 예고편을 봐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아니, 아리아나보다 이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말이 따로 필요 없는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거기에 21 점프 스트리트에서 인상 깊었던 조나 힐과 영화 듄의 주인공인 티모시 샬라메까지! 다른 의미로 눈이 즐거웠던 영화였다. 전성기의 모습을 간직한 채 푸짐해진 디카프리오는 날렵했던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찌질한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 조나 힐이 맡은 역할은 어떻게 보면 맥을 끊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뜬금없긴 했지만 긴박한 전개의 긴장을 풀어주며 중간중간 나타나는 미국식 개그와 더불어 '여러분 이거 코미디 영화예요. 즐기세요!'라는 감독의 말을 전해주는 듯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코미디라고?
맞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이다. SF와 재난의 옷을 입은 블랙코미디 영화. 제목에 팝콘무비라고 적어놓긴 했지만 생각 없이 하하하 웃으면서 보기만 하는 영화는 아니다. 넷플릭스에서는 영화의 특징을 '#색다른 #도발적인 #위트 있는'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도발적인'이라는 태그가 마음에 든다. 영화에서 레오와 제니퍼가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마치 현 상황을 재치 있고 신박하게 비평하는 듯했다. 영화 속 정치판은 '정치는 쇼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지끈거렸다. 항상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현실과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하려 선동하는 사람들 속에서 정신 차리고 LOOK UP! 해야 한다는 깊은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까지 던지는 좋은 영화였다.
위를 보지 마
줄거리는 이렇다.
미시간 대학교 박사과정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 키(제니퍼 로렌스)는 어느 날 혜성 하나를 발견한다. 발견에 축하를 받으며 담당 교수인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 혜성의 궤도를 계산해보자 약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민디는 여러 곳에 전화를 걸어 지구가 위험에 빠져있음을 알리고, 결국 워싱턴까지 날아가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은 선거가 우선이라며 들은 척만 척한다. 케이트 남자 친구의 도움으로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유명 TV쇼 '더 데일리 립'에도 출연하지만 비웃음만 산다. 거기다 거대 기업 배쉬의 간섭까지.. 이들은 과연 사람들을 설득하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엔딩 영상이 나오며 짤막하게 나오는 영상과 더불어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고 난 다음 쿠키영상이 있다. 넷플릭스의 좋은 점은 크레디트를 다 볼 필요가 없다는 것! 까만 화면이 나오면 앞으로 가기를 클릭하시길.
해피 엔딩? 배드 엔딩? (스포 O)
이런 SF 영화의 결말은 항상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돈 룩업의 결말은 나쁘지 않았다. 중반부터 이런 결말이 되리라 예상은 했지만 예상대로 가서 더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주인공들이 지구를 지켰다면 뻔한 결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아포칼립스 결말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식탁에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나라면 마지막 순간에 누구와 함께 있고 싶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진짜 소행성이 날아온다면 어떡할까?'라는 생각도 떠올랐다. 나는 민디 박사의 선택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과 비싸지는 않지만 따뜻한 저녁을 먹고 차분히 기다리고 싶다. 아마 두려움에 펑펑 울 것 같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으니 조금 덜 무섭지 않을까. 신의 이름을 외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제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만약 소행성 충돌이 예상된다면 영화보다 현실이 더 낫기를 바라본다.
'· 리뷰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파이더맨 시리즈: 샘스파와 슈퍼 히어로의 시작+순서정리 (0) | 2022.01.04 |
---|---|
소울 soul: 어느새 잊혀져버린 내 안의 작은 영혼에게 (0) | 2021.12.24 |
그린치: 크리스마스 명작, 마음이 따뜻해지는 넷플릭스 영화 추천! (0) | 2021.12.22 |
컵케이크와 다이노의 만능서비스: 무엇이든 처리해주는 귀여운 해결사들 (0) | 2021.12.18 |
예스맨: 우리의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단어 'Yes!' (0) | 2021.12.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