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가 어른들에게 보내는 작은 메세지
소울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CG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올해 초 공개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픽사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친숙한 캐릭터들을 통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유명한 제작사이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제대로 마음먹고 심오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나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어린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라는 말을 했다. 흥행에 성공했고, 애초에 타겟팅한 주 연령층이 어른이었을 수도 있으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내 기억으로는 '소울 soul'이 상영할때가 코로나가 다시 심각해졌던 때라 영화마다 개봉일을 늦추던 시기였다. 덕분에 영화관에서 볼 영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관에 가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던 와중 지인들이 '소울 soul'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추천을 했었다. 안그래도 지브리, 디즈니, 드림웍스 가릴 것 없이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면 다 좋아하는 내가 안 볼 이유도 없는 영화였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부터 딱히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이 아저씨라 그런가? 내가 싫어하는 민폐 캐릭터가 나와서 그런가? 예고편부터 결말이 예상되서 그런가? 내 수준이 어린 아이들 정도여서 그럴수도 있고, 그냥 내 스타일이 아닌 영화여서 그럴수도 있겠다. 주변인들이 하도 기대를 심어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높은 별점에 한 몫하는 스토리도 나에게는 크게 인상 깊지 않았다. 차라리 흥행은 하지 않았지만 그 전 작품인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더 재미있었던 것같다.
간단 줄거리
주인공인 조 가드너는 중학교 시간제 교사이자 재즈 뮤지션이다. 어머니는 그가 정교사가 되어 안정된 생활을 하길 바라지만 조는 밴드의 세션이 되어 공연을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옛 제자로부터 유명 재즈 뮤지션인 도로테아 윌리엄스의 밴드에 피아니스트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아 오디션에 참가한다. 다행히 도로테아는 조의 연주를 아주 마음에 들어하고 저녁 공연에 참석하라는 제안을 한다. 너무 기뻐서 날뛰던 조는 실수로 맨홀에 빠져버리게 된다. 영혼이 되어 깨어난 그는 자신이 저승길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평생 꿈꾸던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기에 조는 탈출을 시도하여 태어나기 전 세상(the great before)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 곳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있는 장소로, 여기에서 영혼들은 지구로 오기 전 성격을 정하거나 교육을 받는 장소이다. 어쩌다보니 조는 수천 년간 지구로 가는 걸 거부한 영혼 22호의 멘토가 된다. 어떻게 해서든 본인의 몸으로 돌아가야하는 조와 지구는 절대로 가기 싫은 영혼 22가 여러 사건을 겪으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영화이다.
진지함 한 바가지, 재즈에서 배우는 인생철학
리뷰를 이어나가기 전에 영상 하나를 추천하고싶다.
쉐도잉 연습을 하려고 저장했던 영상인데 바로 이 얘기가 감독이 영화를 만든 계기라는걸 알게되었다.
영화의 감독이었던 피트 닥터는 평소 재즈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기에 흑인이 주인공이고 소재가 재즈인 영화가 나온 것이다. 무엇보다도 위의 영상에 나온 허비 행콕이 얘기하는 그 콘서트 영상을 보고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행콕은 실수로 틀린 음을 연주했고, 패닉했지만, 데이비스의 재치로 틀린음은 더 이상 틀린음이 아니게 되었다.
"마일스는 그걸 실수로 듣지 않았던 거예요. 그냥 잠깐 일어난 일. 하나의 해프닝으로 본거죠."
"저는 이게 음악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엄청나게 큰 가르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각자 개인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하죠. 나에게 편한 방식으로 말이죠. 근데 제 생각에 중요한건, 우리가 성장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거죠.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그걸 좋은 것으로 바꾸어 내야 하죠."
1. 영화에서 주고자 했던 메세지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조의 단골 이발사도 이발사가 되고싶었던 적이 었었고, 조의 어머니도 수선사가 되고싶었던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도 지금 하시고 있는 직업이 꿈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 계획했던 일들이 있었지만 세상만사 원하는 대로 돌아간 적이 있었던가. 수십번 좌절하고 실망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멈췄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다.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을 했고 최선을 다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이 새삼 대단해보였었는데 이런 글을 적다보니 더 멋있는 분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2. 나는 지금 누구의 모습과 비슷할까 생각해보면 조와 가장 비슷한 것 같다. 운이 좋게도 내 상황을 이해해주시는 부모님 덕에 안정적인 직업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려 계속 도전하는 중이다. 그런데 제작년부터인가.. 하는 것마다 벽에 부딫히고 좌절했었다. 그래서 한때는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근데 그걸 '포기'라고 할지 '계획 변경' 또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지는 나에게 달렸다는 말을 들었다. 그 순간 나는 '끈기 없는 사람'에서 '계속해서 도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 짧은 소견으로, 인생을 사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꿈이나 소원이 그 예일 것이다. 내 집 마련이나 원하는 대학 가기가 될 수도 있겠다. 또 다른 하나는 단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사는 것이다. 이번 학기 성적 잘받기, 올해안에 승진하기 등이 될 수도 있겠고 오늘 점심 해결하기가 될 수도 있겠다. 어떤 목표를 가지든 중요한 것은 내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 같다.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주어진 것을 가치있는 것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었인지,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목표가 적절할지,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면 어떻게 타협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산다면 적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글을 적다보니 두서없어진 것 같다. 어떻게 수정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그냥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한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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