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수개월 전의 일이다. 스터디 플래너에 '내 장점은 꾸준함'이라 적기도 민망하다.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에 나름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는지 내 손가락은 간편한 인스타그램으로 향했다. 엔터를 치면 1cm는 떨어지는 게 문단이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핸드폰에서는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 날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본명조를 기본 서체로 하고 싶지만 그것도 어려웠고 서식을 만들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html 수정을 해보려고 한 적도 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티스토리 블로그.. 참 귀찮다.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내게는 부담이다. 익숙한 것을 찾고 새로운 것을 보면 버벅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생각해보면 나는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가만히 멈춰 있다는 것 자체가 숨이 막히고 '정적이다'는 지루한 것이었다. (새로운 정보를 찾아 몇 시간씩 웹서핑을 하던 일도 이 성향 때문이라 변명해본다.) 그런 내가 이제는 익숙함을 찾는다. 회사마다 다른 키오스크는 내게 멘붕을 주고,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 숨이 턱 막혀온다. 같이 일하는 어떤 분은 키오스크 앞에만 서면 압박감이 밀려온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이가 많은 분은 아니었지만 키오스크 주문을 할 때 뒤에 사람이 있으면 더 떨려서 주문을 잘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공감이 됐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답답해하던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나도 더 나이가 들면 그런 '신문물'을 보며 짜증을 내고 젊은이들에게 다 해달라고 맡기게 될까?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럴 때가 올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겠지만 적응에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솔직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직은 젊기에, 늙은 나를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노화'를 직접 체험하는 중이기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늙은 나를 따뜻하게 받아줄 젊은 나를 생각해보며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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